본문 바로가기
발레 이야기

티비를 보다가 (feat. 백조클럽)

by limiggg 2023. 1. 15.
반응형

1.백조클럽 시청

만감이 교차해서, 글로 남겨 본다. 그냥 덮으려다가. .

티비프로그램 보다가 감동받고 눈물 난건 참 오랜만이라서,

 

발레를 소재로 한 예능이라고 해서 기대, 걱정, 편견 등이 있었다.

그냥 얕게 다루고 본질과 상관없이 발레가 다뤄지진 않을까..

걍 다리찢기=발레 로 나오진 않을까..

보면서 괜히 눈살 찌푸리고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일단 봤다.

캐스팅도 참 좋았고,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무용수 김지영 발레리나 선생님이

나와서 또 좋았고,, 표현, 춤의 힘,, 안무를 해보는, 과제까지 있어서 끝까지 보게되었다.

 

한사람 한사람에게 그 상황과 마음에 공감이 되어서 너무 좋더라..

다들 대본 아닌 리얼 인게 보여서 좋더라.

왕지원 님 에게 너무 감정이 이입되어서 , 연기가 아니라 대본이 아니라

진짜 화나고 속상한게 뭔지 너무나 느껴져서 그녀가 울때 나도 울어버렸네.

난 발레단 발레리나 인적은 없지만, 발레를 삶으로 택했던, 전공한 무용수 로써

국립발레단 까지 갈정도면 실력은 말할것도 없는데,,

그 스토리와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잘은 모르지만,, 나라면 출연이 참 힘들었을것 같다.

 김지영 발레리나를 보자마자 울음이 나는 그 눈물이 나는 뭔지 알것 같았다.

나도 눈물이 나왔으니.. 말로 다 설명 할수 없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판단, 그리고 젤 힘든건

나 자신이 나에게 하는 말들 . 을 헤치고 나와 해보겠다고 한 그 용기가 참 멋지다.

 

8년 만이라도,, 몸은 다 기억하지.. 태가 다를 수밖에 없다. 17 년 이라는 시간이 보통 시간인가..

그래도,, 공백 8년은, 아는데 느낌은 아는데 몸이 안되는 그 괴로움을 가져올 충분한 시간이다..

모르고 안되는것 보다 아는데 안되는게, 해봤는데 안되는게 ,잘했었는데 안되는게, 더 힘들고 괴로운일이니..

모두 다 잘한다고 하지만 이미 정점을 찍어봤던 본인은, 이전에 자신과 같지 않은

내 몸을 느끼는 당사자는 힘들고 괴로우니, . 받아들이기가 참 쉽지 않을듯 하다.

 

그리고 다른 출연자들 과 함께 하면서 드는 오만 가지 생각들도 있을것이다.

8년 만이라.. 난 2년 만인거 같다. 제대로 클래스,'발레' 를 하는 것이,,

골반 부상도, 난 그렇게 심한것 같진 않지만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보는동안 감정이 많이 이입된거 같다.

가장 힘들고 마음 굳게 먹어야 할것 같은.. 그 마음이 어떤지 아주 어렴풋이 알것같다.

이도 저도 아닌,,것만 같은.. 어떤 입장으로 있어야 하나.. 싶은 마음.

 발레리나는 아닌,, 취미라고 하기엔  차이가 날수밖에 없는 몸의 태.

 거짓으로 못하는 척 속일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속에서 다들 잘한다고 이야기 해줘도 내가 아는 최대치가 아닌데,, 그걸 표현하기도 그렇고,, 계속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기에도 교만한것 같아서 그렇고,,

 

나도 그런가보다. 이 기분이 뭔지 잘 몰랐는데 이 프로그램을 보고나니  조금 정리가 된다.

  클래스 등록 하고 들어갈때 정신무장 하고 들어간다.

어덜트 수업에서 다들 다른 분야에서 전문가인 사람들이 취미 듣는 클래스에서..잘한다고 박수 쳐주며

궁금해 하고 다가와서 신상을 캐묻다가 발레를 전공 했다고 하면,

 그럼 그렇지의 표정,, 넌 왜 이클래스에 들어왔냐는 표정,,

클래스 내도록 내 옆에 졸졸 따라다니던 고등학생 즘 된 어린 학생이 나더러 직업이 뭐였냐고 물을때..

대답하기 참 곤란한 그 상황. 거짓말 할순 없어 응 발레 티칭했었다고 하니 뭔가 배신감을 느꼈나?

 알수없는 묘한 표정을 날리고 간다. ㅋㅋㅋㅋ 일부러 속인거 아니야

써붙이고 할수도 없잖아. ㅋㅋ

안그럴것 같지만 어디든.. 심지어 미국도 텃새가 있고 뭔가 모를 그 , 내가 참 싫어 하는 분위기가 맴돈다.

그래서 사람사는건 다 똑같다고 하나보다. 

비교 질투. 뭐그런거. (이런거엔 이제 그렇게 휘둘리진 않게되었다. 단단해 졌다. 신경 쓰면 피곤하다.

아무 영양가 없는 에너지 낭비 이고 시간과 공평함을 모르는 어리석은 생각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내가 자신들과 달라야 정상인거 아닌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과 타인을 세워놓고 비교 하는일은,, 세상 젤 못난 일인거 같다. )

 

그것보다 더 정신차려야 하는건 내가 나에게 하는 못난 말들. 지금 아무것도 아닌 정체성혼란을 겪게 하는

아주 못난 말들. 에 속지 않아야 하는 것들. 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도장깨기 하고 다니듯 다니는데, 정착하지 못 하고 있어서 조금 막막 하던  찰나였다.

 

인터뷰중에 오윤아 님이  전직 무용수인 왕지원 님의 동작 하는걸 보고 나서

음. 뭔가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뒤쳐지는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래 바로 그거. 그런거 땜에 종종 나를 그런 이유로 괜히 삐죽 한 눈으로 보기도 하더라.

나도 민망해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요 나도 너무 오랜만이고 나도 어려워요 나도 긴장되고 나도 미안(?) 해요 까지 나올 정도다. ㅎㅎ 그래도 일부러 할줄 아는 거 못하는척 할수도 없지 않나. 그렇다고 내가 다비켜 내가 짱이야 라고 하지도 않지않나. 그저 있는듯 없는듯. 하려하지만 당연히 숨겨지지 않지.

아무리 외국인이 영어를 못하는척 하려해도 'sorry' 한마디 만 하면 그게 답이 나오는데.. 몸의 언어를 어뜨케 숨기겠냐..

 

그래서 맘이 싱숭생숭 내가 갈곳은 어디인가. 발레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것저것 생각이 참 많더랬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마지막에 왕지원 님이 지난 시간들을 꾹꾹 눌러담은 눈물 터지는 작품숙제를

해올 줄 알았는데, 그녀가 '아모르 파티' 에 맞춰서 발레 작품을 짜왔다.

"아모르 파티" ????????응? 순간 난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뭔가 핵사이다 라는 표현을 이럴때 쓰는건가 싶었다.

나에겐 엄청난 시원함 을 주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즐겁게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였다.

 와... 너무 멋진데?

내가 순간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작품 제목은 ' 즐거워라 ! 발레 ' 이다 .

와우.

너무 뜻밖이기도 하고 멋진 선택이고 개인적으로 고마웠다.

너무 진지 하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았다. 딱 좋았다. 딱.

연습과정중에 풰테로 연습하던 지점을 숙제 검사 당일날 피아떼로 바꾸어서 하는걸 보았다.  

그런 것 하나 결정하기 까지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전에 되던것들이 안되어서,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몰라도 나는 아는 그 것들.

그녀가 다른 출연자들을 보면서 처음 발레를 하며 즐거워 하고 호기심 가득찬 그 마음을

다시 느끼면서 해보고 싶다고 했을때 , 그 진솔하고 겸허하기 까지 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쉽지 않았을것이다.

 

 

그리고 다른 출연자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연습하면서 , 작품을 안무해 보면서, 고민하며, 표현하다가 자기도 왜 우는 지 모르는 눈물이 흐르고

발레를 하면서 자신을 찾아가고 기뻐하고 계속 하고싶어 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왜 발레를 해야 하는지 에 대한 이유가 더 또렷해 졌다.

 

무대에서 내려와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공연을 기획하고 팀을 꾸리고

무대 뒤에서 지내왔던 시간들이 있었다.  

연구하고 공부하고 준비하되 즉흥적으로 꾸려갔다.

나는 용감했다 . ( 뭘 좀 아는 용감이라고 해주었다)

그 시간들 이 준 가장 큰 선물은  제자들을 만나 것이다. 사람을 만난것.

너무나 의미있고 멋진 일이었다. 힘들지만 기쁘고 가치있는 일이다.

언젠가 꼭  다시 해야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촬영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이름이 언뜻 보였는데

ART HOUSE MAUM 이어서 깜짝 놀랐다.

 다행이다. 나와 같지 않다.   ㅎㅎ 작명하나는 끝내주게 해놓은거 같다. ㅎㅎ

김지영 발레리나가 김성은 님에게 발레 작품 숙제 중 1등을 주어서 넘 좋다.

김성은 님의 발레 작품 숙제를 보면서 나도 같이 울었다. 그냥 눈물이 나왔다.

그녀는 연기하지 않았다. 춤에 진심이 뚝뚝 흘렀다. 나는 그런 춤이 좋다.

그게 춤 이기도 하고.

물론 훈련이 더해지면 더 섬세하게 나타낼수 있지만.

그 때, 처음 시작할때! 딱 그때만 출수 있는 춤이 있다!

순수한, 진솔한 때묻지 않은 춤.

나는 학생들에게서 그런 춤을 보는게 너무 좋았다.

행복했다 이쁘고 아름다워 보였다.

물론 그 다음 스텝으로 가야 하니 채찍질을 했다. ㅋㅋㅋ

다시 만나게 되면 어떤 모습일까.

오늘 근황을 찍어 보내준 블랙카리스마 뿜어내는 한 댄서를 보았다.

다시 만나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즐겁게 발레를 하면 된다.

어떤 클래스든 간에 그들과 함께호흡 하며

나를 어떻게 생각 하건 말건 나의 진심을 담아 춤을 추면 된다.

건강하고 밝은 멋진 사람들이 훨씬더 많다. (노란티셔츠 아저씨 처럼 말이다)

클래스 끝나고 탈의실에 있는데

누군가 물었다. 몇살이냐 어디서 왔고 뭐하다 왔냐고,

한국에서 왔고 ,,, 발레,, 하다가 왔다고 했더니

다른건 한거 없냐고 다시 되물었다.

또다시 음. 발레 만 했다고 대답했다. 생각 나지 않았다. 다른 대답이.

그래서 또다시 발레 만 했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다. 영어가 힘들기도 했고. ㅎㅎ

 

내가 지금 다시 발레가 재밌어 지려고 하는거 같다.

음. 더 자세히 말하자면,, 재미를 넘어서 감동이 있다.

처음 발레를 시작 했을때처럼, 어떤 압박도 없이 경쟁이나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출수 있게 되려나 보다. 취미란 그런것 아니겠나.

취미와 특기와 직업이 같을수 있는것 아니겠나.. !^^

 

 

시대가 변하니 발레에 대한 관심도 관점도 많이 달라져서 참 좋다.

프로그램도 괜찮은거 같다. 쓸데없는 노출 없어서 참 좋다.

다음편이 기대된다.

나의 다음 클래스도 기대 된다.

​----------------------------------------------------------------------------------------------------------------------------------------------------

6년전 쓴 글을 다시 들춰 보았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여전히 나는 무용실로 향한다.

취미인듯 취미아닌 취미같은 너. 발레. 

전공인듯 전공 아닌 전공같은 너. 발레.

다시한번 취미와 특기와 직업이 같아지길 바란다.

반응형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