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성타임
밤에 잠든 모습을 더 오랫동안 본다.
머리도 한번 더 쓸어 넘겨준다.
볼도 한번 만져 보고
가슴도 쓸어 내려준다
등도 토닥여준다..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다 덜어 보고싶어서 그런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게 화내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나는 알고 있다 , 왜 화가 났는지.
아이한테 화가 난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 혹은 다른 관계때문에 복잡해진 심정에
아이의 고집과 떼씀이 불씨가 된것 뿐이다.
아이는 이유도 모르고 평소와 다른 엄마에게 화가 나고 슬프고 서운하고 서럽다.
며칠전 처음으로 그 귀여운 입술에서 엄마가 밉다는 말을 했다.
"엄마 미워, 엄마 싫어 , 엄마랑 말 안할거야ㅡ 흥!" 이렇게 자기가 아는 단어들중
가장 강한 표현을 써가며 나에게 감정을 표현했다.
가슴이 덜컹한다. 처음이다 6세가 되어서 처음으로 엄마가 밉다고 말한다.
진심이 아닌것 안다. 왜냐하면 밉다고 하면서 안아달라고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순수하다.
그렇게 화를 내다가도 서로 고집을 피우다가도 엄마가 팔을 벌리면 곧 울음이 터질것 같은 얼굴로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안도의 눈물, 설움의 눈물을 한바탕 쏟아낸다.
엄마가 온 우주이다. 우주가 흔들리고 폭발하고 차가워졌으니 얼마나 무섭고 서럽고 아팠을까.
엄마는 후회가 밀려온다. 왜 그렇게까지 화를 냈을까 이렇게 작고 여리고 할줄아는 나쁜말은
'미워','싫어' 밖에 없는 이 작은 아이에게, 나는 어쩜 그렇게 무서운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무서운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을까. 나는 왜 그랬을까 . 자책의 시간이 기다렸다는 듯이 시작된다.
그날 밤 자는 모습은 그 자책의 시간에 결정판이다.. 다시는 안그래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 진짜 이유를 꺼내아 본다. 부끄러움과 수치는 나의 몫이다.
그럴땐 어떻게 해야하는지 너무나도 잘 안다. 머리는 육아박사다 그러나 마음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엄마이다.
모든것이 처음인, 앞으로도 처음일 부족한 엄마인 것이다.
지금은 엄마가 없으면 무서울 나이지만, 조금만 더 크면 , 나를 원하지 않는 나이가 오면
그땐 무엇으로 네 마음을 돌리지, 겁도 난다. 지금은 ' 엄마 먼저 간다' 라고 하면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어도 졸졸졸
따라올수밖에 없지만,, 조금만 더 크면 '응 엄마 먼저가' 라고 할텐데,
지금은 ' 엄마 미워, 엄마랑 안놀아 ' 라고 하면서 나에게 안아달라고 하지만
조금만 더 크면 ' 쾅 ,!' 하고 그냥 문닫고 들어가버릴텐데 그럼 난 어떡하지. 가슴이 덜컹 한다.
그러지 않도록 너를 더 많이 사랑하고 눈을 맞추고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엄마의 감정은 엄마가 처리하도록 너에게 묻히지 않도록 정말 최선을 다해야지.
더 곧고 든든하고 용감하고 씩씩하고 따뜻하고 유연한 엄마가 되고싶다.
많은 일들을 웃으며 건강하게 넘어갈수 있는 그런 멋진 엄마 되고싶다.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서러워 했던 네 얼굴이 목구멍에 콱 막혀서
계속 울컥 한다.
엄마 오늘 정말 반성 많이 할게 미안해..
그래도 정말 정말 사랑해 우리 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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