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이벌
발레계에서도 라이벌이 존재했다.
라이벌의 역사는 치마를 자른 카마르고 시대로 올라간다. 발레리노에서 발레리나의 시대로 옮겨가면서 라이벌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테크닉이 수려했던 열정 넘치는 카마르고의 인기는 객석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늘 시대에 대적할만한 라이벌은 한명씩 존재하는 법.
카마르고와는 완전히 대조적인 이미지의 마리 살레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녀는 그리스 조각에서 본 듯한 모습의 발레리나로 화려한 테크닉이 아닌 정서에 호소하며 춤을 추는 서정적인 발레리나였다.
살레의 등장으로 춤 스타일에 따라 팬층이 갈라지며 늘 대중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
두 지지파로 나누어져 벌어진 논쟁들은 단순한 인기 논쟁이 아니라 발레의 요소와 춤의 측면들 그리고 테크닉과 표현의 필요성에 대한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발레의 발전에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논쟁은 어떤 공연 예술이든 특징을 규정하는 큰 두 줄기가 되고 있다,
인기로 치면 카마르고는 아이돌과 같은 인기를 누리며 그녀의 스타일이 유행하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에도 그녀의 이름이 붙으면 날개 돋친 듯 팔렸으니 지금으로 치면 광고를 다 찍었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듯하다.
또 반대로 살레는 예술가들에게 뮤즈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 이제 작가인 볼테르는 두 발레리나를 향한 시를 적었고, 발레 혁신가인 장 조르주 노베르도 살레 쪽이었다. 춤이 단순한 묘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설득하고 감동하게 하며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강조하며 살레를 추켜세우기도 하였다.
2. 탈리오니와 엘슬러
세기에 한번 나올법한 천재라는 말이 있듯이, 이 세기의 라이벌 구도는 또 한 세기 뒤인
19세기에 발레의 황금시대 낭만 발레 시대에서도 다시 한번 나타났다.
바로 마리 탈리오니와 파니 엘슬러 이다.
탈리오니가 가냘프고 순수한 청순가련형의 표상이라면 엘슬러는 육감적이고 매력적인 강한 매력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탈리오니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유럽사람들이 탈리오니 앓이를 하였다. 가스등을 사용해 라 실 피드에서 요정 역할을 한 모습에 사람들은 모두 넋이 나갔다. 순결하고 로맨틱함의 상징이 된 탈리오니는 모든 여인네의 스타일을 라 실피드 스타일로 바꾸어 버리기도 하였다.
천상의 존재 라고 비유된 탈리오니의 인기는 상상하기 힘들정도이다.
초청공연을 위해 마차를 타고 산을 넘어가던 중 산적 일행을 만나적이 있었는데 그 일당들이 원한 것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탈리오니의 춤을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극적으로 무사히 풀려났다. 황제는 로열석을 포기하고 무대 오케스트라 피트 바로 뒤에 앉아서 공연을 보기도 하였으며 탈리오니는 유일하게 오로지 발레로만 돈을 많이 번 유일한 발레리나라고 한다.
이에 엘슬러는 탈리오니와 달리 뇌쇄적이며 열정적인 춤으로 인기를 끌었다.
카마르고와 마찬가지로 옷과 장신구 생활용품 샴페인 모든 것에 엘슬러의 이름이 경쟁적으로 붙었다. 성격도 아주 대조적인 두 발레리나는 오만한 탈리오니에 반해 엘슬러부드럽고 온화한 의 성격이 빛을 보기도 하였다. 콧대 높고 오만한 성격의 탈리오니 덕에 자유분방한 엘슬러는 반대로 극장 관계자들에게 호감을 샀다. 게다가 탈리오니보다 젊고 매력적이었다.
파리 오페라 극장장인 베론이 엘슬러에게 환대를 표했고 그녀는 파리에 진출하게 된다. 그때부터 더 치열한 전쟁이 시작됩니다. 무대 위 경쟁뿐만 아니라 팬들 사이에서의 불꽃 튀는 세력 싸움도 있었으며 소란스러운 시위도 다반사였습니다.
그러나 인기는 늘 그렇듯 영원하지 않지요
탈리오니는 파리를 떠나 자신에게 언제나 열광하는 러시아에 진출하게 되면서 경쟁도 막을 내린다. 엘슬로 또한 미국으로 가게 되며 파리 오페라 극장은 또 다른 신인이 떠오르게 된다.
<출처ㅡ발레이야기, 이은경>
지금도 무대에서는 발레리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떠오르고 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경쟁이 없으면 발전도 없는 터라 서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멋진 공연이 탄생하고
더 많은 좋은 무용수들이 빛을 볼 수 있는 많은 무대가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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