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무용교육의 힘. 댄스뷰>
국가 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는 "하고 싶은 공부, 즐거운 학교 만들기"를 위한 [미래형 교육과정 구상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한바, 이 안은 선진교육체제 구축 및 미래형 교육과정의 개편 방향이라는 대 주제 아래 교육과정 특별위원회의 활동 및 기초연구, 미래형 교육과정의 개편 방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각계각층의 의견수렴 결과 등을 종합하여 마련되었다고 한다.
학기당 이수과목수를 8개 이하로 운영해 학습 부담을 줄여주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교육과정 편성. 운영에 대한 학교 자율권을 확대하여 학생의 수준과 진로를 고려한 맞춤형 교욱을 실현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우리에게 지금 새로운 미래 사회를 선도적으로 이끌고 갈 창의적 인재의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부인 못할 것이다.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게 교과를 선책해 흥미를 갖고 깊이 있게 학습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래형 교육과정이 제시하고 있는 교육의 방향은 일단 수긍할 만하다. 그러자면 교육과정의 적용과 운영 방법을 개선하여 학교마다 다양성과 자율성을 갖도록 해주는 일이 필요함에 반해, 과거의 교육과정 개편은 교과목과 시간수를 조정하는데 많은 노력과 정력을 소비했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과연 그 비판이 수그러들려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1.예술에 대한 의의
예술이란 무엇이고, 그 범위는 어떠한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미학의 본령에 해당할 만큼 결코 녹록하지 않다. 여기에서는 다만 그 윤곽만을 거론할 수 있을 뿐이다.
순수예술이라는 현대적 개념이 오직 18세기 동안에만 나타났다는 것은 하나의 사상사적 상식이다. 순수예술 또는 그것의 출발인 각종 기예들은 인간이 제의와 함께 일정한 생활 목적을 유효하게 달성하기 위하여 어떤 재료를 가공하고, 객관적인 성과를 산출하는 능력 또는 활동인 노동을 바탕으로 한다. 오늘날에도 예술은 넓은 의미에서 이와 같은 뜻을 지니고 있다. 영어 art 는 라틴어 ars를 어원으로 삼고 있는데, 이 말은 조립한다, 연구한다 는 뜻을 지니고 있다. 독일어에서 예술을 뜻하는 kunst도 본래 '알고있다' , '할수있다' 라는 뜻이 konnen에서 왔듯이 모두 곤란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특별히 연마된 기술을 지칭한다. 이말들은 또한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어의 테히네에 가 닿는데, 이는 오늘날의 소위 예술 외에 손 요술, 흉내, 마술 등에서부터 의술, 건축술, 요리술, 전술, 정치술, 처세술, 변론술 등까지도 포함한 총괄적 개념을 뜻하였다. 이 모든 기술들이 그리스인들에게는 로고스를 가지고 각각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수단을 고려하고 이에 따라 일정한 물건을 제작할 수 있는 상태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물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인간 활동이 좀 더 복잡하게 되자. 이에 상응하여 그것을 이해하는 방식에도 일정한 변화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기원전 7,6세기에 단순히 생활의 편의를 위한 사물과는 다른 목적을 지닌 듯한 작품이 출현했거니와, 기원전 3세기에 이르러서는, 특히 아리스토텔레스가 '필요에 의한 기술' 과 ' 기분전환이나 쾌락을 위한 기술' 을 구분했던 방식에 따라, 후자가 오늘날의 예술과 가깝게 이해되는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예술 분류의 역사는 그것만으로 충분한 연구대상이 될 정도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추려 말할 성질의 것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특히 중세를 거치면서 이루어진 자유로운 기예들과 기계적인 기예들의 구분이 오늘날의 예술이해를 위해 거의 필수적인 전제가 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 자유로운 기예들'은 변중론, 수사학, 문법학의 3학과 산술, 기하학, 천문학, 그리고 음악의 4과를 말하는데 , 로마 말기로부터 중세에 걸쳐 중 고등 정도의 학교에서 교수한 과목을 통칭한다.
각 과목의 내용은 오늘날과 비교해서 훨씬 더 광범위하다. 예컨대 수사학은 역사학을, 문법학은 문학을, 기하학은 지리학을, 천문학은 물리학을 각각 포함하였다. 요컨대 자유인이 자신의 자유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과목 내지 교양으로서, 직업적 활동에서 떠나 지식을 위한 지식을 구하고 수양을 위해 수양하는 교욱과 연관되어 있다. 이미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원전 335년에 아테네 교외 뤼케이온에 도서관, 박물관 등의 연구 설비를 갖춘 학원을 설립했던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러한 개념은 정신과 육체의 건전한 발전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동양의 육예 사상과도 일맥상통한다. 동양의 육예란 예, 악, 사, 어, 서 ,수를 말하는데, 사회생활에서 우주적 질서를 재현하는 것이 예라면, 인간의 심성에 동일한 작용을 하는 것이 악이라 할 것이다. 또한 활쏘기와 말타기가 육체적 단련이자 국방적 기능과 연결되어 있다면, 글쓰기와 셈하기는 정신적 수양이나 사회생활을 위한 기초적 기능과 연결된다.
서양의 경우, 건출, 조각, 회화 등의 조형 활동이 이 '자유로운 기예들', 특히 문학과 음악의 지위를 획득하고자 한 데서 오늘날의 순수예술의 체계가 완성되거니와, 이는 대체로 르네상스를 거쳐 계몽시대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변화이다, 우선 르네상스는 단순한 구체적인, 기계적인 활동들과 건축, 조각, 회화를 일종의 정신적 , 지적 활동으로 구별해 냈다. 즉 마음에 의해 파악된 이념과 그것을 외적으로 그려 내는 수단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 <디자인> 이라는 개념은 이에 종사하는 이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이라는 기능과도 결합되면서, 생활과 모든 인간 활동을 질서정연하게 조직하려는, 새로이 부상하는 부르주아 계층의 주요한 가치기준을 반영한다. 또한 이는 전반적으로 과학이 발전하고, 새로운 기술과 기계의 발견과 자분의 축적을 칭송하던 르네상스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새롭게 출발한 미술은 특히 시와의 비교를 통해 ' 자유로운 기예들'이 누리던 고고한 지위를 공유하고자 한다.
즉 '시는 그림과 같이, 그림은 시와 비슷하게 만들자' 는 논의가 16세기 중엽부터 17세기에 이르러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17세기 말엽 프랑스나 영국에서 식자들 간에 자연과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근대적인 발전들과 연결되면서 벌어졌던 이른바 '신구논쟁'이 예술체계 내기 미학의 확립을 위해 중요한 공헌을 했다. 이전의 체계들보다 더욱 자세하게 새로운 문화나 지식을 분류하고 좀 더 여러 분야에서 고대인과 근대인의 업적을 체계적으로 비교하던 이 논쟁이 문화와 예술 전반의 토론마당을 넓히게 된 까닭은, 모든 것이 수학적인 계산과 지식 축적에 크게 의존하는 분야에서는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는 과정이 분명하게 밝혀지는 대신, 개인적인 재능과 비평가의 취미에 크게 의존하는 분야들에서는 고대와 근대 사이에 상대적인 차이가 그리 확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신구논쟁은 근대적인 의미에서의 지식과 예술 사이의 한계설정을 간으케 해준 17세기에서의 지식들의 실제적인 진보를 전제로 하면서, 이제 예술이라고 통칭되는 다양한 인간 활동들이 왜 이러한 진보에서 제외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그 중요한 연구영역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와 같은 예술 개념의 발달은 그 대상의 사회적 발달과 그것을 인식할 수 있는 문화적 발달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자세히 살펴볼 만하다.
<출처-무용교육의 힘, 댄스뷰 ,김문환>
'발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화예술교육의 의의 2 (0) | 2023.01.31 |
---|---|
외국무용의 발달 (0) | 2023.01.28 |
조지 발란신, 신고전주의 (0) | 2023.01.23 |
바슬라브 니진스키 & 안나 파블로바 (1) | 2023.01.21 |
세르게이 디아길레프, 경영인 (0) | 2023.01.21 |
댓글